일상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전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켓컬리가 오프라인 공간을 오픈했다는 소식. 과연 공간을 통해 마켓컬리가 풀어내려고 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또 어떤 스토리를 담아내었을까? 하나의 테마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전시 공간까지. 마치 한 권의 책처럼 단 한 가지의 식재료가 다채로운 콘텐츠로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오프컬리는 총 3층 건물로 1층 쇼케이스, 2층 라운지, 3층 키친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는 테마에 맞춰 특별히 제작한 굿즈와 더불어 컬리가 직접 공수한 제품들로 전시를 꾸몄고, 2층과 3층은 예약제 프로그램으로 참여가 가능한 클래스형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프컬리의 테마는 시즌에 따라 연 3회 바꿀 예정이라고. 이에 맞춰 프로그램과 공간도 탈바꿈된다. 무엇보다도 컬리는 온라인으로 훌륭한 상품과 심도 깊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소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오프라인까지 확장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테마에 따라 큐레이션 된 미식과 인문학, 예술 콘텐츠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니 더욱 기대된다. 오픈 첫 번째 테마는 ‘지중해 겟어웨이(Mediterranean Getaway)’. 오프컬리가 분주한 일상에도 삶의 여유에 가치를 두는 문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만큼 테마를 휴식과 휴양에 초점을 맞췄다. 1층 쇼케이스는 마치 지중해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데, 판매하는 상품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더 나은 삶’에 집중하여 테마에 맞는 아이템들을 따로 소싱해 체험형 콘텐츠를 극대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지중해에서 하루 시간의 흐름대로 아이템을 큐레이션해 디스플레이한 것이 포인트. 또 테마가 지중해에 맞춰져 있는 만큼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의 대표적인 푸드 ‘올리브 오일’이 주인공이 된다. 더불어 지중해의 상징이자 생명력이 강한 올리브 나무가 내어준 오일이 이곳 사람들의 삶과 먹거리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 스토리도 시각적으로 담아냈다. 특별히 제작한 굿즈와 함께 컬리가 직접 공수한 지중해산 올리브 오일과 와인도 소개하니 찬찬히 둘러보길 추천한다. 오프컬리는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문화 교류도 활발하게 이어갈 예정. 성수동에 위치한 만큼 서울 성동구 지역 생산자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상품을 발굴하고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오프컬리 오픈에 맞춰 성수동 대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센터커피와 함께한 ‘서울숲 블렌드’와 센터커피, 로우키, 카모플라쥬, 리커버리커피바, 포배럴 커피와 협업한 ‘서울숲 콜라보 드립백’ 세트를 선보인다.
정원 속에 앉아있는 듯한 팝업 레스토랑 9월 17일부터 10월 29일까지 ‘루이 비통 메종 서울(Louis Vuitton Maison Seoul)’에서 미슐랭 스타 셰프 알랭 파사르(Alain Passard)와 함께하는 ‘알랭 파사르 at 루이 비통(Alain Passard at Louis Vuitton)’은 지난 5월 루이 비통이 공개했던 팝업 레스토랑의 연장선이다. 셰프 알랭 파사르는 프랑스 파리에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아르페주(Arpège)’를 운영 및 총괄하고 있다. 프랑스의 사르트(Sarthe), 외르(Eure), 망슈(Manche) 등 직접 운영하는 농장 3곳에서 채소와 허브, 과일 등 양질의 재료를 직접 재배하며, 계절감과 지역성을 살려 채소의 색감과 향, 풍미를 극대화한 셰프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번 팝업 레스토랑은 셰프 알랭 파사르의 미학과 루이 비통의 조화로운 만남을 구현해 가을 정원(Garden) 테마로 펼쳐지며, 이를 위해 천장을 장식한 꽃과 나뭇잎, 우드 톤의 벽, 라탄 소재의 의자 등 정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요소가 활용됐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 특유의 곡선 유리창 너머로 내리쬐는 자연광이 공간을 채우고,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 또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루이 비통은 팝업 레스토랑의 디테일한 부분에도 섬세함을 더했다. 핸드메이드 테이블웨어 브랜드 메종 프라질(Maison Fragile)과 알랭 파사르의 협업으로 탄생한 식기에는 셰프의 메뉴 구성을 따라 다양한 채소와 과일 그림이 새겨졌다. 특히 루이 비통은 지속가능성을 향한 행보의 일환으로 제품을 만들고 남은 가죽을 아티초크, 헤이즐넛, 딸기, 치커리 등이 새겨진 냅킨 홀더로 재탄생시켰다고. 팝업 레스토랑은 런치 및 디너 코스, 애프터눈 티타임 총 3가지 세션으로 나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엄선된 와인 리스트와 페어링 옵션도 선택 가능하다. 런치 및 디너 코스에서 동일하게 제공되는 앙트레(entrée, 전채 요리)에는 라비올리 및 채소 콘소메(consommé)를 비롯해 단풍나무 시럽을 곁들인 시그니처 계란 요리 등이 포함된다. 메인 요리로는 다양한 채소를 고루 섞어 채워 넣은 프로방스 니스식 요리, 창립자 루이 비통의 고향인 쥐라(Jura) 산 와인 소스를 활용한 신선한 제철 생선과 조개 등을 선보인다. 티타임에는 장미 꽃다발 사과 타르트 및 복숭아 아몬드 마카롱과 같은 달콤한 디저트부터, 헤이즐넛 프랄리네(praline)를 곁들인 프로방스식의 메스클랭(mesclun) 어린잎 샐러드 및 프로마주(fromage)까지 다양하게 제공된다.
최근 항공사들이 좀 더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도록 비행기 시설을 개선하고 나섰다. 이전에는 주로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위주로 개선했다면, 요즘에는 이코노미 클래스까지 신경쓰는 추세. 01. 에어뉴질랜드의 ‘스카이네스트’ 이코노미 좌석에서도 두 발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이코노미 여행자용 수면실’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스카이네스트(Skynests)’는 항공사가 최근 새로 들일 것으로 계획 중인 보잉 787-9 드림라이너(Boeing 787-9 Dreamliners)에 장착될 것이라고 한다. 앉기에도 벅찬 이코노미 좌석에 수면실이라니, 얼핏 들어서는 가늠이 되질 않는다. 스카이네스트는 싱글 침대 6개가 하나인 공간이며, 가로 세로 약 58 X 203 cm 크기의 침대가 3층으로 V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침대에는 배게, 담요가 마련되며 침대 주변으로는 독서등, USB 콘센트가 구비되어 있어 수면 외에 다양한 활동을 돕는다. 또한 각 공간마다 승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커튼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좌석 뒷부분에 설치될 것이기 때문에 이용할 수 있는 승객은 6명이 전부일 수도 있다. 스카이네스트는 2024년부터 출시될 신형 에어뉴질랜드 보잉 787기에 먼저 설치될 예정이며, 기존 비행기에는 2024년부터 2026년에 걸쳐 설치될 예정이다. 02. 핀에어의 새로운 객실 디자인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을 비행기 전체에 핀란드의 국적 항공사인 핀 에어는 올해 초 대대적으로 객실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2023년까지 진행되는 개선 작업을 통해 비즈니스 클래스에 신규 디자인을 도입하며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신설하고, 이코노미 클래스의 좌석을 개선하는 것. 항공사가 추구하는 핀란드의 디자인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바로 비즈니스 클래스다. 편안한 여행과 더불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쉘 디자인으로 좌석이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 선보이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기존의 이코노미 좌석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앉아서 비행기 여행을 했을 때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03. 버진애틀랜틱의 ‘리트리트 스위트’ 하늘에서 가장 넓은 공간에서 여유를! 영국의 제2 국적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은 2019년에 에어버스 A330-900 네오(Airbus A330-900 neo) 16대를 인수했다. 그 후 3년이 지난 지금, 항공사는 호화로운 여행이 가능한 객실 디자인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항공사가 스스로 “새로운 혁신”이라 일컫는 객실 디자인, ‘리트리트 스위트(Retreat Suite)‘는 항공사 역사상 가장 넓은 스위트 규모를 자랑한다. 이 스위트는 완전히 평평한 침대로 변환되는 6피트 7인치 (약 2미터)의 좌석이 있어 장시간 여행에도 완벽한 휴식을 선사한다. 그뿐만 아니라 각 스위트룸에는 여분의 좌석이 딸려 있어 최대 4명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당연히 이 공간은 승객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으며, 이곳에 머무르는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편안함을 선사할 것이라고 한다. 04. 비행기 실내 디자인계의 오스카상, ‘크리스탈 캐빈 어워드’ 항공사가 선보이는 새로운 디자인과 시설이 궁금하다면? 비행기 실내 디자인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이 상은 비행기 디자인에 혁신을 가져온 개인이나 단체에게 상을 수여하는 세계적인 시상식으로 수상의 영광을 얻은 디자인들은 현재 기내 디자인과 기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존재라고 여겨도 무방할 정도다. 올해 수상작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객실 콘셉트 부문에서 수상한 티그(Teague)와 노르담(Nordam)의 ‘엘리베이트(Elevate)‘이다. 집처럼 안락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회사 티그와 항공 우주 제조 선두업체인 노르담이 노력한 결과물이다. 특허 받은 기술로 가구 및 시설을 벽에 부착함으로써 기존 대비 많은 공간이 생겼고, 승객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매달려 있는 시설들의 무게는 가벼워질 수밖에 없었고, 유지 관리가 편하도록 단순한 구성 요소로 디자인해야만 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객실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결과적으로 비행기의 연료를 적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객실 공간에는 좌석 칸막이, 일체형 플로팅 가구, 벽걸이 TV, 머리 위 선반 등이 효과적으로 구성되면서 승객들이 마치 안락한 집에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패션 매장의 기둥을 용의 꼬리처럼 휘감아 두르는가 하면, 흰색 콘크리트 천장과 벽면 가득 거미줄처럼 대나무 줄기가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다. 전위적인 설치작품을 마주하듯 방대한 스케일이 느껴지는 공간 속에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이 진열된 풍경.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새롭게 선보인 로에베의 플래그십스토어 'Casa Lléo Morera'의 모습이다. 매년 세계 최고의 공예전을 주관하는 럭셔리 패션 하우스답게 그들의 DNA라 할 수 있는 ‘공예’를 매장 인테리어 전면에 내세운 아이디어가 인상적이다. 바르셀로나의 ‘Casa Lléo Morera’는 대나무 조형물 아티스트 타나베 치쿤 사이IV(Tanabe Chikuunsai IV)의 초대형 설치물로 거대한 설치미술공간이 연상되는 매장을 완성했다. 타나베 치쿤사이IV는 아시아 공예를 특징짓는 독특한 물성인 ‘대나무’를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로 일본 사카이시를 토대로 활동 중이다. 바르셀로나 플래그십에 선보인 설치 작품은 공간을 가로 지르는 거대한 물결 모양의 대나무 설치물이 압권이다. 19세기에 설계된 건물 기둥마다 휘감아 도는 대나무 조형물은 비상하는 용처럼, 하늘로 솟구치는 회오리처럼 역동적인 기운을 내뿜는다. ‘유고(Yūgo)’라는 제목의 이 설치물은 대나무 6,000그루로 제작한 것으로 구불구불한 관형 형태로 완성했다.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너선 앤더슨의 섬세한 터치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기성복 컬렉션, 액세서리 및 향수와 함께 매장 내부 전체에 예술 작품과 디자인 가구 등 전체적인 아트 큐레이팅을 담당했다. 앤더슨은 브랜드의 공예 상인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Craft Prize) 수상자와 결선 진출자의 조각품은 물론, 브랜드의 혁신과 장인 정신을 설명하는 아트 피스로 매장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관해 “‘공예’는 패션 하우스 로에베의 정체성인 만큼 이번 ‘까사 로에베’ 인테리어의 핵심 목표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품을 선보이는 데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조너선 앤더슨은 블루, 그린 등 지중해가 연상되는 원색의 화려한 색조로 공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대나무 조형물 외에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가구 디자이너 게리트 리트벨트(Gerrit Thomas Rietveld)의 기하학적 요소가 극대화된 의자 ‘Red and Blue Chair’, 중후한 앤티크 디자인이 특징인 윌리엄 버치(William Birch)의 오크 체어 등 다양한 디자인 가구를 배치했다.
올해 패션쇼에서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컬렉션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에도 신경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패션쇼의 배경은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과 패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에 충분한 요소. 큰 감동을 선사했던 쇼장의 디자인들을 소개한다. 01. 디올 2023 SS 브랜드 창립자의 어린 시절을 소개합니다 파리에 있는 발드그랑스(Val-de-Grâce) 내에 세워진 임시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던 디올의 2023년 SS 쇼를 본 사람들이라면 쇼장에서 만날 수 있는 서정적인 분위기에 반했을 것이다. 마치 프랑스 해안가에 있는 한 동네를 떠올릴 수 있는 바닷가 풍경과 더불어 고풍스러운 집과 수많은 꽃들이 저절로 ‘아름답다’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여름 휴가를 떠나고 싶게 만들어지는 패션과 패션쇼장은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빌라 유제니는 패션쇼를 위해 두 개의 집을 지었다. 하나는 창립자인 크리스찬 디올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프랑스 그랑빌(Granville)에 있는 벨 에포크(Belle Epoque) 스타일의 집을 축소시켜 만든 것이었고, 또 하나는 영국 화가 던컨 그랜트(Duncan Grant)의 서식스(Sussex) 농장에 있는 집을 본뜬 모형이었다. 프랑스와 영국의 정원이 혼합되어 있는 묘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모델들은 자유롭게 걸으며 컬렉션을 선보였다. 02. 루이비통 2023 SS 고풍스러운 궁전에 피어난 노란색 놀이터 작년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버질 아블로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하면서, 그와 함께 했던 디자인 스튜디오 팀은 계속해서 아블로가 남긴 유산을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들의 결과물은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서 결실을 보였다. 고풍스러운 루브르 박물관의 꾸르 꺄레(Cour Carrée)에서 열린 패션쇼는 거대한 어린이 장난감처럼 보이는 무대가 함께 해 화사함을 느끼게 했다. 컬렉션은 노란색 배경과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했다. 연한 보랏빛 슈트를 시작으로 재킷, 바지 등에 대담한 꽃 패턴이 그려진 디자인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디자인은 종이 비행기가 부착된 블랙 슈트였다. 이 세상에는 없지만, 버질 아블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 적혀져 있을 것만 같은 종이 비행기가 온 몸에 붙여져 있어 감성을 자극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버질 아블로에 대한 그리움이 듬뿍 묻어있는 쇼였다. 03. 생로랑 2023 SS 사막에서 느낀 브랜드의 정체성 생로랑의 이번 컬렉션은 모로코 마라케시(Marrakech)의 아가페이 사막(Agafay desert)에서 진행되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브랜드가 굳이 모로코에서 패션쇼를 진행한 이유는 창업자가 마음의 안식을 찾은 곳이 바로 모로코의 마라케시였기 때문이다. 1966년부터 마라케시를 찾은 입생 로랑은 파리에서의 치열한 삶에서 벗어나 종종 이곳에서 평온한 휴식을 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브랜드 창업자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는 모로코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패션쇼를 기획했다. 패션쇼의 시작은 광활한 사막에서부터 시작된다. 북아프리카의 도시와 사막을 배경으로 한 폴 볼스(Paul Bowles)의 소설, ‘마지막 사랑(Sheltering Sky)’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 패션쇼는 컬렉션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충분했다. 오아시스처럼 만들어진 둥근 분수를 중심으로 패션쇼가 이루어지는데, 사막의 거칠고 삭막한 분위기와 프랑스의 시크한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04. 프라다 2023 SS 종이의 집에서는 어떤 일이? 밀라노의 폰다치오네 프라다(Fondazione Prada)에서 열린 프라다의 2023년 SS 쇼는 그 어느때 보다 간결함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들로 구성되었다. 불필요한 디테일을 덜어내고, 산뜻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디자인되어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컬렉션을 돋보이게 해준 것은 역시나, 패션쇼장의 디자인이었다. 패션쇼장의 디자인을 맡은 곳은 네덜란드 건축 스튜디오 OMA의 연구 스튜디오인 AMO였다. 이들은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간결함과 디렉터가 추구하는 검소함을 무대에 반영하기 위해 ‘종이’를 선택했다고 한다. 종이로 만들어진 패션쇼장은 간결한 분위기를 뽐내며 오히려 컬렉션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05. 드리스 반 노튼 2023 SS 허름한 건물 옥상에서 피어난 패션쇼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이 이번 파리 패션위크에서 패션쇼장으로 선택한 곳은 바로 ‘옥상’이었다. 그것도 몽마르트르에 있는 5층짜리 중고차 매장 건물의 옥상이라니. 사람들의 호기심을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넓디 넓은 옥상에서 벌어지는 패션쇼는 다소 거친 분위기였지만, 주변의 오래된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그 분위기조차 ‘드리스 반 노튼’스럽게 보이게 했다.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을 조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을 주었던 컬렉션의 감성을 도드라지게 만든 것은 패션쇼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거칠지만 도시가 가지고 있는 섬세함이 녹아있는 공간은 컬렉션과 조화를 이루며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게 만들었다. 다른 패션쇼장이었다면, 과연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디자이너의 탁월한 선택이 빛을 발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DDP 살림터 3층, 유니버설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맞은편에 디자인 매거진 라이브러리를 개관했다. 디자인 관련 분야 107종의 잡지를 열람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전문적인 국내외 잡지가 담겨 있으며, 실시간으로 나오는 잡지의 열람을 통해 동향이나 유행을 파악할 수도 있지만, 과거의 잡지를 통해 아카이브된 정보를 파악할 수도 있는 곳이다. DDP 디자인 매거진 라이브러리(이하 라이브러리)는 디자인이라는 영역을 훨씬 가깝고 즐겁게, 흥미를 가지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해냈다. 직선 형태로 구성된 라이브러리는 SDF 아카이브, 전시존, 미디어존, 매거진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전시존에는 월간 [인테리어] 창간 10주년 기념 특집, 잡지 [꾸밈]과 , 월간 [디자인]과 DDP 아티클 외에도 [꾸밈] 창간호 특집, 월간 [디자인] 10주년 100호 특집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전시 내용을 통해 한국 디자인 잡지 분야의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꾸밈]이나 월간 [인테리어], 월간 [디자인]의 기록을 공개하는가 하면 자료를 통해 1970~80년대 디자인 분야 계보를 확인하고 당시 디자인 이슈와 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기도 하다. 잡지라는 것이 유행을 보여주는 일회성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니라, 모아 놓으면 그 자체로도 훌륭한 아카이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 직접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시대를 역행하는 문화적 실험’이라고 했지만, 종이로 발간된 오프라인 매거진은 여전히 힘을 지니고 있다. 오히려 온라인 매거진보다 훨씬 남기 때문이다. 물성으로 존재하는 덕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지만, 디지털 매거진이 지니고 있는 속도와 휘발성을 생각하면 월 단위로 발간되는 잡지는 그보다 훨씬 정제되어 있고 깊이가 있다. 더불어 잡지는 연속성을 지니고 있어, 그 잡지만의 정체성이나 특징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며 연속으로 발간된 잡지를 꾸준히 보다 보면 그 안에서 짚이는 맥락을 통해 나름의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라이브러리는 그러한 부분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한 종류의 매거진을 여러 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적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라이브러리라는 단어가 쓰일 수 있는 것이다.
패스트패션 트렌드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지속 가능성을 연구하는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은 H&M과 가구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케아가 서로 파트너십을 맺어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협업을 통해 런던에 본사를 둔 디자이너와 소규모 제조업체를 멘토링, 홍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이디어 팩토리, ‘아틀리에 100(Atelier 100)’을 선보였다. 아틀리에 100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대대적으로 공간을 마련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이케아가 영국 이스트 런던 해머스미스(Hammersmith)에 최초로 문을 연 쇼핑센터 ‘리바트(Livat)‘에 자리 잡게 되었다. 리바트에서 지난 5월 19일 문을 연 아틀리에 100은 디자이너와 메이커들이 새로운 제휴와 아이디어를 육성하면서 창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이자 일터 역할을 하게 된다.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지역의 창작자와 제작자가 서로 결합하고 연결하며 지속 가능한 상용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세상의 그 어떤 위험에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고 불타오르기를 바라며 각종 후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이곳에 참여하는 지원자들은 H&M과 이케아 및 기타 내부 전문가로부터 교육 및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데,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재무, 포장, 생산, 법률 등 사업 구축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들에 대해 배우게 된다고 한다. 또한 아틀리에 100은 지원자들이 아이디어를 상업적으로 판매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최대 10,000파운드(약 1,575만 원)까지 후원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은 아틀리에 100 매장에서 판매되며 온·오프라인으로 홍보되는 영광을 누린다. 아틀리에 100에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뷰티, 패션, 주얼리,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하다. 크리에이터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며 후원하는 이곳에서 유일한 제한은 디자인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방문객이 충분히 들고 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여야 한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제품에 맞춰 매장 분위기도 변경할 수 있다고 하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들에게는 환상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세계 최초의 나이키 스타일 콘셉트 매장 ‘나이키 스타일 홍대(Nike Style Hongdae)’가 문을 열었다. 파격적인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다채로운 디지털 기반 콘텐츠까지 갖춘 이곳은 첨단 기술과 패션을 결합해 쇼핑을 즐기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다. 성별 구분 없는 나이키 체험형 공간 스포츠 문화를 창의적으로 재창조해 스포츠의 의미를 더욱 확장하는 나이키 스타일(Nike Style) 콘셉트를 전 세계 최초로 반영한 ‘나이키 스타일 홍대(Nike Style Hongdae)’. 총 3층 규모로 구성된 이곳은 ‘젠더리스’ 트렌드에 맞게 성별의 개념을 허물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 유동적인 성 정체성) 쇼핑을 기반으로 한다. 남녀로 나뉘었던 기존 디스플레이 방식에서 벗어나 스타일과 사이즈에 따라 의류를 진열하고 허리선이 드러나지 않은 티셔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로우라이즈 팬츠 등 중성적인 스타일의 스포츠 웨어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 벽 스크린 속 ‘디지털 마네킹’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스포츠 펄스(Sport Pulse)의 일환으로, 소비자로부터 영감을 받은 하이퍼로컬 스타일을 비롯해 다양한 룩과 트렌드를 제시한다. 매장 2층의 ‘콘텐츠 스튜디오’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배경, 필터, 스티커 등을 적용해 릴스, 라이브 방송 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피팅룸에는 색상과 채도 조절이 가능한 조명이 설치돼 있어 재미를 더한다. 소비자의 창의력과 표현력을 더욱 이끌어내는 공간 ‘나이키 바이 유(Nike By You)’에서는 포토 스캔 프린팅, 디지털 프린팅, 자수 서비스 등 원하는 방식으로 직접 제품을 커스텀하며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신발을 만들 수 있을뿐만 아니라 지역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워크숍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3층 ‘SNKRS 라운지’는 나이키 SNKRS 멤버라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스니커즈, 문화 및 디자인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허브로 기능할 예정. 특히 라운지 안에는 나이키 제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거나 자신만의 창의적인 페인팅을 담은 국내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마련된 갤러리도 함께 구성돼 커뮤니티 활성화에 힘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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