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작은 프린터 하나가어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리틀 프린터(Little Printer)'는 꼭 필요하지는 않은일을 한다는 점 때문에 사랑을 받았다. 이 작은 커넥티드 프린터는 메시지 수신, 할 일 목록 확인, 뉴스 받아보기처럼 스크린 위에서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을 굳이 감열지 위에 찍어냈다. 사람들은 십자말풀이를 출력하거나달린 거리를뽑아 보고미니 신문을 만들어 읽으며 작은 프린터를 즐겼다.
문제는 '리틀 프린터'를 개발한 버그(Berg)가 2014년 폐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듬해 3월 서버가 폐쇄되며 웹 앱 운영이 중단되었고, 곳곳의 '리틀 프린터'들은자신들을 연결해주던 클라우드를 잃었다.'버그 클라우드'는 '리틀 프린터'가 디지털 정보들을 연결하는 물리적 허브가 된 기반이었다. 결국 커넥티드 기기에 있어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리틀 프린터'사용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지난 수 년간 '리틀 프린터'의 애용자들은이 제품을 되살리려 애썼다. 그들은 클라우드 브릿지 하드웨어를 해킹하여 그 안에 담긴 소프트웨어를 얻었고, 백엔드 단인 서버 쪽의 소프트웨어도 깃허브(GitHub) 상에서 협업하며 오픈소스 라이센스 하에 서버 코드를 재구축했다. 그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런던의 디자인 발명 스튜디오 노드 프로젝트(Nord Projects)는 '시리우스' 서버를 구축하며, '리틀 프린터'서비스를 재개했다. 새롭게 iOS 앱이 추가되었고, 기존 버그의 디자인을 기초로 포스터 폰트(Poster Font)와 1비트 흑백 사진 디더그램(Dithergram)을 다듬었다.한편 디바이스 키를 도입하여 계정 없이 기기를 인증하고 추가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프린터를공유하기도 편리해졌다.
'리틀 프린터'의 부활은 커넥티드 기기의 핵심을 되돌아보게 한다. 프론트엔드 단에서 끝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기업이나 크라우드펀딩 기반의 제품이라면 더더욱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노드 프로젝트는 이 문제에 관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물론 오랫동안 업계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일 것이지만, 공개 표준(open standards)에 따라 제품을 디자인하고, 또 백엔드역시 오픈소스화하라는 것이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이 점을 바라고 요구해야 한다. 특히나 아직 기반이 잡히지 않은 작은 규모의 기업의 커넥티드 제품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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