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함, 자신감, 연결된 느낌을 불어 넣는 푸른색. 컬러 전문 기업 팬톤(Pantone)이 선정한 2020년의 색은 ‘클래식 블루(Pantone 19-4052)’다. 새로운 십 년의 문턱에 들어서는 지금, 해 질 녘 하늘을 연상시키는 이 색은 믿을 수 있고 안정된 토대를 바라는 우리의 욕망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평안함을 주는 색이라고 우리 마음 속에 각인된 ‘클래식 블루’는 평화로움과 고요한 안정감을 주는 안식처가 되어주는 색이다. 집중을 돕고 명료함을 불어넣는 이 푸른색은 생각의 중심을 다시 잡게 해주는 색이기도 하다. “우리는 믿음과 신념을 요구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언제라도 의지할 수 있는 견고하고 믿음직한 클래식 블루가 나타내는 것은 이런 종류의 견고함과 자신감이다. 깊은 울림을 지닌 클래식 블루는 든든한 토대를 제공한다. 끝없이 방대한 저녁의 하늘을 연상시키는 푸른색은 우리로 하여금 눈앞에 보이는 것을 넘어 사유를 확장하게 하는, 즉 더 깊이 생각하고 시각을 넓히고 소통을 열게 해주는 색이다.” 팬톤 컬러연구소 이사 레아트리스 아이스만(Leatrice Eiseman)의 설명이다. 흥미롭게도 팬톤의 ‘2020년의 색상’은 앞서 소개한 셔터스톡의 ‘2020년 컬러 트렌드’와도 겹친다. 셔터스톡은 클래식 블루보다는 좀 더 진한 ‘팬텀 블루’를 2020년에 부상할 세 가지 색상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2020년 부상할 색상들은 무엇일까? 셔터스톡(Shutterstock)이 ‘2020 컬러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그간 셔터스톡에서 다운로드된 이미지들의 수십억 픽셀의 데이터를 분석한 후, 각 픽셀을 가장 근접한 색상의 헥스 코드에 매핑하는 방법으로, 셔터스톡은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가장 크게 성장세를 보인 색상과 함께 세계 각 지역에서 선호하는 색은 무엇인지를 파악했다. 셔터스톡을 이용하는 디자이너, 마케터, 창작가, 블로거 등 한발 앞선 크리에이티브 사용자들의 선택을 통해 다가올 한 해의 트렌드를 예견하는 것이다. 그렇게 찾아낸 인기 상승의 색상들은 다음과 같다. 러시 라바(Lush Lava) - #FF4500 대담하고 격렬한 주황-적색으로 금세 눈길을 잡아끈다. 자사 브랜드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싶은 기업이라면 선택할 눈에 띄게 따뜻한 계열의 색상이다. 아쿠아 민트(Agua Menthe) - #7FFFD4 산뜻한 청록색을 띈 민트색으로 활기 있고 현대적이며 외향적인 브랜드 성격에 잘 어울린다. 팬텀 블루(Phantom Blue) - #191970 극적인 밤하늘을 닮은 깊은 느낌의 진한 남색으로, 전문성과 성숙함을 지닌 브랜드의 룩앤필에 적합하다. “2020년을 바라보는 지금, 데이터는 분명한 변화를 보여준다. 2019년의 에너지 넘치는 네온 색상에서 세련된 방식으로 관심을 끄는 보다 품위 있고 과감하며 채도 높은 색상으로의 이동이다.” 셔터스톡의 최고마케팅경영자 루 웨이스(Lou Weiss)의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3가지 색상 외에도, 셔터 스톡은 24개국 각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색상들도 함께 발표했다. 한국의 미디엄 스프링 그린(#00FA9A), 프랑스의 마젠타(#FF00FF), 브라질의 다크 오키드(#9932CC) 등, 앞서 언급된 세 가지 색과는 또 다른 추세가 지역별로 드러난다. 셔터스톡의 ‘2020 컬러 트렌드 리포트’는 아래 셔터스톡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 덴마크의 텍스타일 브랜드 크바드라트(Kvadrat)는 플리티드 블라인드와 알루미늄 코팅 패브릭 발명으로 유명한 페로솔(Verosol)의 인수 소식을 전하며, 윈도 커버링 전문 기업인 쿨리스(Coulisse)와 합작하여 크바드라트 셰이드(Kvadrat Shade)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그 첫 번째 제품은 롤러 블라인드로, 디자인은 로낭 & 에르완 부훌렉(Ronan & Erwan Bouroullec)이 맡았다. 윈도 커버링이라는 기술과 기능 주도적인 제품 시장에 뛰어들며, 크바드라트는 페로솔의 인수 및 쿨리스와의 합작으로 기술적 토대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지난 50년간 상업공간과 주거공간용 디자인 텍스타일을 생산하며 다져온 브랜드 입지와 특유의 미학을 결합한다. 부훌렉 형제와의 협업은 그러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건축가에게 무엇이든 가능한 완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강력한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지닌 롤러 블라인드 콘셉트를 개발했고, 또 색상과 소재, 기술적 성능 면에서 크바드라트가 보여주는 전문성을 반영하고자 했다. 다른 전형적인 제품들과는 다르게, 크바드라트 셰이드의 솔루션은 색조, 투명도, 질감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실내 디자인을 향상할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어떠한 조합도 가능하며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에르완 부훌렉의 설명이다. 크바드라트 셰이드 롤러 블라인드는 벽, 천장 등 어떤 곳의 창문에도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기능은 물론 안락함, 수명, 실내 환경 조절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이 크바드라트 셰이드 측의 설명이다. 특히 금속 코팅 처리한 소재의 블라인드는 실내의 냉난방 비용을 유의미하게 절감시켜준다고. ‘에너지 절감 계산기’를 통해 예상 절감량을 미리 가늠해볼 수도 있다. 첫 번째 컬렉션 출시를 기념하여, 현재 크바드라트 코펜하겐 쇼룸에서는 부훌렉 형제의 설치 디자인으로 롤러 블라인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넥스트 디자인 퍼스펙티브스에서 트렌드 예측 전문 기관인 WGSN의 리사 화이트(Lisa White)는 창의 업계를 위한 핵심 트렌드를 제시했다. 그 여섯 가지 미래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1. 시스템의 시대 더 나은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이 제품 자체의 디자인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품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에서 시스템의 디자인으로 나아갈 터, 브랜드들은 내부의 시스템을 재점검하여 장기적 기회를 극대화할 때다. 2. ‘모어’의 종언 앞으로 사람들은 소유보다 접근(access)을 원할 것이다. 더 많이 가지기보다 단순히 욕구의 충족을 중요시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는 감정, 경험, 지식에 바탕을 둔 비물질적 경제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며, 사람들은 소비에 있어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그러기 위해 빌려 쓰는 대여경제나 영리한 필수품 구입 등 전과 다른 소비 방식을 모색할 것이다. 3. 홈 허브 집의 개념이 바뀌면서 개인 공간과 공공 공간에서 하는 활동에 대한 생각도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활동을 자신의 근접 공간인 집 안으로 들이면서 집은 안락함과 공동체 모두를 위한 혁신의 핵심 공간으로 변모해가는 중이다. 이제 집은 자기계발, 자기돌봄, 공동체의 공간으로 여겨진다. 그러한 개념의 집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가는 시장 영역이 될 것이다. 4. 세대 간극 세계의 어떤 지역에서는 인구의 노령화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편 신흥경제국 같은 또 다른 지역에서 인구 구성은 점점 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인구 구성의 차이, 세대의 간극을 고려하여, 이들 세대가 나타내는 기회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5. 포용의 연결망 차별과 배제 없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정부, 기관, 브랜드를 통틀어 널리 채택되면서, 2021년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포용적 디자인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더 넓은 스펙트럼을 포괄하는 다양성이 디자인에 있어 인정과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다. 6. 디지털 크래프트맨십 장차 제품 없는 상점이 몰입적이고 참여적인 쇼핑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한편 실물 없이 오직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의류 및 인테리어 디자인은 차세대 디자이너에게 제약 없는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목적의식을 지닌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디자인이라는 발상을 수용할 터, 새로움에 대한 욕망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지속가능한 디자인 시스템을 창출할 기회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생활에 또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지금의 변화를 살펴보고 미래를 준비한다. 디자인 컨퍼런스 ‘2019 넥스트 디자인 퍼스펙티브스(Next Design Perspectives)’는 디자인·창의 업계가 눈여겨볼 주요한 변화의 양상들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탈리아의 알타감마(Altagamma) 재단이 주최하는 넥스트 디자인 퍼스펙티브스는 지난 10월 29일 밀라노의 구찌 허브(Gucci Hub)에서 2회째 행사를 열었다. 영국 디자인뮤지엄 관장을 역임한 큐레이터 데얀 수직(Deyan Sudijc)이 디렉터를 맡아, 학자, 과학자, 혁신가, 디자이너들이 연사로 참여하여 디자인적으로 사고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변화의 양상들을 조명했다. “지난 10년, 모두가 세계를 이해하던 기존의 방식을 재고해야 했다. 기술적, 사회적 변화의 속도, 재정의된 워크플레이스 개념, 소셜 미디어를 탐색하고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이 교통에서부터 리테일, 데이트부터 정치까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데얀 수직은 말한다. “한 세대 동안, 중국은 세계의 저임금노동 공장에서 유럽 럭셔리 산업의 핵심 시장으로 변모했다. 한편 인구의 수명은 더 늘어나 점점 노령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구입한 제품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은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하며, 정치적 메시지에 극도로 민감하다. 전통적인 쇼핑몰은 위기에 처했고, 패션은 런웨이를 넘어 드롭(지극히 한정된 기간 한정된 수량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방식)을 향해 가고 있다.” 넥스트 디자인 퍼스펙티브스는 우리의 생활에 이러한 변화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또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삶이 어떤 모습일지를 질문한다. 그러한 물음 하에 올해의 컨퍼런스는 ‘이동성: 앞에 놓인 길’, ‘디지털 시대의 패션’, ‘일과 생활의 미래’, ‘음식과 환대산업’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변화의 양상을 다루었다. ‘이동성’은 자율주행 차량의 부상, 어느 때보다 시급한 기후 위기 대응 필요성, 더 이상 운전에 관심이 없는 새로운 도시 세대의 등장, 새로운 유형의 이동성, 다가오는 공유 세대의 시대 등이 어떻게 도시의 윤곽을 재형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패션 업계의 변화는 업계와 문화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패션’에서는 기술이 이 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또 그것이 소비자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질문하며, 디지털 혁명, 밀레니얼, 중국 소비자, 패션 렌털 서비스, 온라인 리테일, 빅데이터 등의 이슈를 다루었다. ‘미래의 일과 생활’은 데이비드 치퍼필드, 일제 크로퍼드, 톰 딕슨, 피에로 리소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등 익숙한 디자이너들이 연사로 참여한 섹션이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인기를 얻고, 사무실 책상이 아닌 부엌 식탁을 작업 공간으로 쓰는 이들이 늘어난 양상은 노동이 전통적인 워크플레이스를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물인터넷처럼 디지털 기술이 일상의 사물들을 잠식해가고, 집과 일터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금, 혁신적인 디자인 접근이야말로 제품의 지평을 새로이 넓히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숙박, 관광, 식음 사업을 아우르는 전통적인 환대산업 역시 거대한 변화의 흐름과 마주하고 있다. ‘음식과 환대산업’은 에어비앤비와 가정배달 음식의 부상, 늘어나는 비건 소비자 같은 현상을 논의하면서, 지역의 식재료가 지닌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어느덧 새해도 그리 멀지 않다. 매년 이벤트 캘린더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는 쾰른국제가구박람회(imm cologne)도 다가오는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 그리고 올해 쾰른국제가구박람회가 주목하는 한 가지 경향은 실내와 실외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이너를 초청해 이상적인 주거 공간의 비전을 구현하는 ‘다스 하우스(Das Haus)’는 2020년도 프로그램에서 이를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스페인의 디자인 듀오 무트 디자인(Mut Design)은 “실내가 실외”라는 콘셉트 하에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기존의 구분을 과감하게 비튼 집을 그려낼 예정이다. 공개된 그들의 ‘집’은 원과 사각형이 조합된 형태로, 중앙부의 실내 공간을 네 개의 베란다 같은 공간이 둘러싼 모습이다. 무트 디자인은 부엌, 욕실 등 전형적으로 실내에 할당된 기능을 이 야외 공간에 부여한다. 자연을 안에 들이는 데 머물지 않고 생활을 야외로 옮긴 그들의 비전이 일견 비현실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실제로 최근 인테리어 디자인계는 실내/실외의 융합 경향에 주목한다. 쾰른가구박람회는 아웃도어 키친에 이어 이제는 아웃도어 욕실이 등장하고 있으며, 실내/실외 양용의 의자, 테이블, 러그 등의 제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범용의 가구 및 인테리어 제품들을 통해 톱 트렌드인 ‘아늑함(coziness)’이 발코니에까지 당도하는 양상이다. 어쩌면 지난여름 유럽을 달군 폭염이 이와 같은 추세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무트 디자인의 에두아르도 비얄론(Eduardo Villalón)은 “더운 여름으로 야외 부엌의 인기뿐만 아니라, 야외 욕실에 대한 실험 욕구도 커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내와 실외의 경계 허물기에 주목한 2020년 쾰른국제가구박람회는 오는 내년 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쾰른메세에서 개최된다.
덩굴식물의 줄기 엮기는 가장 오래된 가구 제조 기법 가운데 하나다. 케인 웨빙(cane webbing)이라 불리는 이 기법은 바구니 같은 물건을 만드는 데 쓰이다가 가구에까지 진화해 나갔다. 하지만 유럽에서 줄기 엮기 가구가 등장한 것은 상당히 나중의 일이어서, 아시아와의 교역이 활발하던 1660년대에 들어서야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그러한 가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오래된 기법은 현대 가구 디자인과도 성공적으로 조우했다. 토넷(Thonet)이 1859년 선보인 ‘214 의자’는 좌석 부분을 케인 웨빙 방식으로 제작했다. 의자는 독보적으로 가벼워졌고, 이는 생산 및 운송 비용 역시 가벼워졌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했다. 한편 케인 웨빙하면 떠오르는 디자인 고전도 있으니,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이 디자인한 놀(Knoll)의 ‘세스카 의자(Cesca Chair)’가 그것이다. 케인 웨빙 역시 유행의 파고에 따라 부침을 반복했지만, 최근 몇 년은 케인 웨빙의 귀환이라고 불러도 좋을 시기다. 의자, 침자 헤드, 수납장 문 등 곳곳에서 꼼꼼하게 짜인 덩굴줄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 NLXL의 벽지는 그러한 트렌드에 더욱 힘을 싣는다. “2018년 초부터 ‘케인 웨빙 벽지’ 작업을 시작했다. 동시에 ‘웨인스코팅 벽지’ 디자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었는데, 둘을 합쳐보니 그 잠재력이 눈에 띄었다.” NLXL 측의 설명이다. 초고해상도 스캔 작업을 거쳐 벽지 위에 재현된 케인 웨빙은 한 번 보아서는 벽지임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눈속임 효과(trompe-l’oeil)를 자랑한다. 이번에 출시된 ‘케인 웨빙 벽지’는 로더릭 포스(Roderick Vos)가 디자인한 ‘앵글 웨빙(Angle Webbing)’과 NLXL의 설립자인 릭 빈티지(Rick Vintage)와 에스더 블락(Esther Vlak) 부부의 ‘웨인스코팅 벽지’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로더릭 포스가 보여준 케인 웨빙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과 보다 고전적인 NLXL의 디자인은 함께 조합하였을 때도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소유는 과대평가되어 있다.” 하스(Harth)는 단언한다. 이 신생 회사는 가구에서 예술작품까지, 인테리어 디자인의 ‘대여’ 플랫폼이다. 《월페이퍼*》 매거진의 선임편집자인 헨리에타 톰슨(Henrietta Thompson)과 그의 남편이자 사업가인 에드워드 패드모어(Edward Padmore)는 가구를, 작품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소비 모델을 생각하였다. 공유경제라는 오늘날의 유연하고 일시적인 경제 모델을 인테리어 시장에 들여온 셈이다. 하스는 빌려줄 사람과 빌릴 사람을 연결해주는 세계 최초의 플랫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누구나 아름다운 가구를, 인테리어 디자인을, 예술 작품을 세계 최고의 브랜드, 디자이너, 예술가, 갤러리, 딜러에게서 직접 빌릴 수 있게 해주는 최초의 플랫폼이다.” 직장도, 주거도, 관계도 변화가 잦은 오늘날의 생활에 있어 가구를 구매한다는 것은 소유의 짐을 안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고가의 제품일 수록 그것은 실패 가능성을 낮춰야 하는 선택이 된다. 실패가 문제 되지 않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경우가 아니라면, 선택은 언제나 어디에나 어울릴 법한 안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실패해도 좋을 만큼 저렴하고 쓰고 버려도 괜찮은 물건들이 존재한다. 하스는 대여라는 아이디어로 양자의 틈새를 파고든다. 제품을 구매하여 소유하는 부담을 덜고, 원하는 물건을 월 단위로 빌려 사용함으로써,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추어 유연한 소비가 가능하다. 더불어 좀 더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2018년 온라인 사이트를 연 하스는 올가을 런던 이즐링턴 스퀘어(Islington Square)에 팝업 공간을 열었다. 디자인 스튜디오 캠벨-레이(Campbell-Rey)가 꾸민 이곳에서, 방문객은 하스에서 빌릴 수 있는 가구, 작품, 소품들을 실제 공간 속에서 살펴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입할 수도, 빌릴 수도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한편 2층은 하스 허브(Harth Hub)라는 이름의 공유 작업 공간으로,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이스태블리시드 & 선즈의 ‘앳 워크(At Work)’ 컬렉션으로 꾸며졌다. 하스의 팝업 공간은 오는 2월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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